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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미국에서 첫눈은 시카고에서 여자친구랑 봤다.
일곱 번째 논문 (박사과정 중 첫 논문) Yale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한 후 Minsky, Oh 교수님과 시작한 프로젝트가 최근 마무리되었다. 박사과정 중 첫 논문이다. 이래저래 다사다난했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 지은 것 같아 뿌듯하다. 이전에 연구하던 것과는 결이 조금 새로운 영역인데, 이번에 새로 공부하다 보니 꽤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차원 위상수학/쌍곡기하와 동역학계가 어우러지는 영역인데, 앞으로도 이 방향으로 공부를 할 것 같다. https://arxiv.org/abs/2112.00877
정의 최근 지도교수님과 식사를 하던 중 교수님께서 아래의 구절을 인용하셨다. Statement is more important than its proof. Definition is more important than everything 수학적인 맥락에서 하신 말씀인데, 결국 어떤 명제에 대한 증명 자체보다는 그 명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고,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옳은 정의를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옳은 정의를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낯설게 들릴 수 있는데, 수학에서 무언가를 정의해야 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고, 그때마다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사고하고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류의 질문, 즉 무언가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Like a dream come true 지난 번 짧게나마 기록해둔 근황에 몇마디 더 붙여본다. 지난 글에서는 요즘 있었던 일들 위주로 써내려갔던 것 같은데, 이번엔 요즘 드는 생각이나 감정 위주로 기록해볼까 한다. 뉴헤이븐에 온지 두달하고 조금 더 지났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길고 풍성하게 다가온다. 다양한 일들이 있었고, 꽤나 많은 감정과 생각이 스쳐지나가던/혹은 머무르던 기간이었다. 이 맥락에선 어색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괜시리 multidimensional하다는 표현을 사용해보고 싶은 지금이다. 사실 미국에 몇번 와봤고, 꽤 길게 있었던 적도 있기는 했지만 뉴헤이븐은 정말 처음이다. 물론, 박사과정이라는 것도 처음이기도 하다. 낯설고 어색한 것이 당연해보일듯한 내 생활도, 처음엔 진짜로 낯설고 어색한 것이 한..
간단한 근황 - 행복, 톡, 논문 출판 간만에 간단히 근황을 적어본다. 한동안 포스팅이 뜸했는데, 행복하게 너무 잘 지내고 있으니 그런 거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여러 가지 복합적인 마음을 가지고 나는 그렇게 지내고 있다. 지금엔 간단히 적지만 조만간 몇몇 얘기들을 좀 풀어보기도 해야겠다. 지난 포스팅에서 Yale Geometry & Topology seminar에 연사로 초청되었다고 했었다. 생각했던것 보다 만족스럽게 톡을 마친 것 같다. 질문도 꾸준히 들어왔고, 이후에 디스커션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여자친구가 톡을 들으러 와서 사진을 찍어줬다. 너무 고맙다. 심지어 수학과도 아닌데... Yale 수학과에는 GSS (Graduate Student Seminar)라고, 수학과 대학원생들끼리 갖는 세미나 시리즈도 있다. 나는 사실 Geometr..
학과 세미나에 연사로 초청되었다. Yale은 내일부터 학기가 시작된다. 개강 전 이것저것 하며 지내던 중 어제 학과 교수님께 이메일을 받았다. 제목이 GT seminar invitation이라서 세미나 들으러 와~ 하는 것인 줄 알고 메일을 열었는데, 연사로 초청하는 이메일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대학에서도 그렇겠지만, Yale 수학과는 각 분야별로 정기적인 세미나가 있다. GT seminar는 Geometry and Topology라는, 기하학 및 위상수학 분야의 세미나이다. 연사를 초청하여 연사가 본인의 연구를 설명하는, 그런 행사이다. 청중에 제한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기본적으로는 학과 구성원들(교수, 연구원, 학생들 등)이 청중인 것 같다. 아무튼 나로서는 어떤 (연구) 세미나에 연사로 초청된 것은 두 번째이다. 이번엔 대면으..
최근에 깨달은 나에 대한 몇 가지 -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냉정하다. 사실 이 이야기를 나 스스로 깨달은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고, 그 이후에 스스로 되뇌면서 그때그때의 행동에서 냉정함이 묻어 나올만한 여지는 충분히 있었음을 느끼고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나는 누군가 말을 하면 최대한 그 말 안에서 해석하고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고, 그렇기에 스스로도 타인에게 직설적이게 된다. 나는 웬만한 대화는 스스로 되풀이하며 복기하고, 그 과정에서 혹여나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의미로 대화가 흘러가지는 않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최소한의 여지를 없애고자 점점 직설적인 전달을 추구하게 된다. - 위의 내용과 결을 공유하는 내용인데, 나는 인간관계에 있어 선을 긋..
수학이라는 가치 15년 정도 되어가는 친구가 있다. 초등학생 때 알게 되었고, 같은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녔다. 어떤 주제의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대화를 하다 보면 안정감이 드는, 그런 친구다. 출국 전, 그 친구와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사과정과 그 이후에 대해서, 연구와 진로에 대해서였다. 친구는 나에게 아래와 같이 말했다. 수학은 네게 있어 하나의 가치처럼 보인단 말이지 와닿는 말이었다. 나는 수학이 좋다. 수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묵묵히 이를 생각하며 사람들과 사고를 공유하는 것이 좋다. 생각해보면 내가 수학을 함으로써 또 다른 가치를 실현하거나, 추구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수학을 해서 어떤 직업을 가져야겠다던가, 혹은 수학을 해서 부자가 되어야겠다던가. 또, 수학을 해서 자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