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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1

날짜에 걸맞게 진부한 제목으로 포스팅을 시작한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는 오늘 12월 31일, 그러니까 올해 마지막 날이다. 한 해를 돌아보니 미국에 오기 전은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박사 입시를 마쳐서 Yale에 오게 되었고, 그 이후엔 출국 준비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오랜 시간 일상을 함께 보내기도 했다.

8월 초 미국에 도착해서 몇주간은 편하지만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스트레스받는 일도 있었고, 무엇보다 혼자 방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보니 연구하는 것도 썩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몇몇 교수님들을 만나 뵙고 나니 다시 잘 시작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사람들하고 생각 나누면서 연구하는 것이 잘 맞나 보다.

9월을 기점으로 내 삶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여기에 담기엔 벅찬 일들이다. 박사 유학생으로서 이루고 싶은 것들은 모두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나와 내 삶이 균형을 찾았다.

얼마 전 옛날 사진들을 보다가, 아래 사진을 발견했다. 졸업 기념으로 학과 당 한 명씩 사진과 좌우명? 같은 것을 뽑는 이벤트였는데 내가 뽑혔었다. 지금의 나라면 저기에 "균형"도 함께 넣을 테지만, 참 이렇게 보니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나 느껴진다. 그땐 그랬지...

올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덕분에 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사실 어느 시점부턴 가는 New Haven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공부를 하러 떠나온 곳이 아닌, 새 삶을 시작하는 곳처럼 말이다. 이곳에서의 나의 삶이 행복하다.

나에게 어떤 변화가 있거나, 혹은 어떤 생각이 들 때마다 "왠지 모르겠지만" 같은 말을 많이 쓰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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