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시절 썼던 첫 논문이 https://arxiv.org/pdf/2006.10420.pdf 드디어 저널로부터 게재 승인을 받았다. International Mathematics Research Notices, IMRN이라고 불리는 저널이다. 학부 3학년 여름쯤 시작해서 학부 4학년 여름에 논문을 완성한 연구인데, 곡면의 mapping class group 위에서의 random walk가 나타내는 동역학적 성질에 대한 연구이다. 간단히 말해서, 곡면이 가질 수 있는 어떤 변형을 무작위적으로 계속해서 뽑아서, 뽑힌 변형들을 계속 합성해나갈 때 곡면은 어떤 방식으로 뒤틀리겠는가 같은 질문에 대한 결과이다.
연구는 우선 곡면의 변형들 중 어떤 곡선들을 따라서 뒤트는 변형들로 얻어지는 것들을 다루었는데, 우선 메인 결과 중 하나는 저런 식으로 계속해서 변형들을 합성해 나가면 언젠가부터는 항상 특정 타입(pseudo-Anosov)의 변형이 확률 1로 얻어진다는 것이다. 기존에 알려진 결과들은, 무작위로 뽑는 변형의 후보가 유한해야 한다는 가정 하에서, 혹은 최소한 (특정 센스에서의) 기댓값이 유한해야 한다는 가정 하에서만 알려져 있었는데, 우리는 후보의 개수 혹은 기댓값에 아무런 가정 없이도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또 하나의 결과는 흔히 spectral theorem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각 단계의 합성에서 얻어지는 변형의 위상 엔트로피가 특정 기울기로 선형 증가하고, 그 기울기는 사실 무작위로 계속해서 뽑는 그 random walk 전체의 위상 엔트로피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그냥 위상 엔트로피들에 대해서도 일종의 큰 수의 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수학 저널의 심사는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1~2년 걸리는 것은 기본이고,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들도 있다. IMRN은 그래도 빠르게 심사절차를 진행하는 편이라 나는 8개월 정도 걸렸다. 2020년 9월 28일에 투고하고, 2020년 12월 23일에 Minor revision을 받아서 2021년 2월 17일에 수정본을 제출했다. 그리고 2021년 5월 25일에 최종 게재 승인을 받았다.
이렇게 오래 걸리다보니 후속 연구가 저널 게재보다 빠르게 이루어졌다. 위의 결과들을 훨씬 더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조건 하에 최근에 증명하였다. https://arxiv.org/pdf/2103.13616.pdf 아무쪼록 좋은 출발로 삼아서 앞으로도 좋은 연구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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