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 와본 곳에 있다. 길을 가던 중 균형이가 "동률이랑 또 새로운 곳에 와보네"라고 했다. 처음 온 이곳이 특별해지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경험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지만, 그것이 특별해지기 위해서는 새롭다는 것 이상의 요소가 필요한 것 같다. 당장에 처음이란 소재로 글을 쓰는 것도 처음인 것처럼 말이다. 작년 이맘때쯤인가, 처음으로 Blue Bottle에 가보았다. 왜 갔었는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 잠시 시간을 보낼 겸 커피 마시러 갔던 것 같다. 나에게 그렇게 특별한 경험은 아니었다.
어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 것은 정말 소중하다. 그 자체로도, 그리고 뉴 헤이븐에서 처음으로 마셨던, 소중함이 가득 담긴 스타벅스 커피를 상기시킨다는 점에서도 그 특별함을 찾을 수 있다.
이렇든 처음이라는 것만으로 무언가가 반드시 특별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있다는 것은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다. 나는 얼마 전 Acai Bowl을 처음으로 먹어보았다. 균형이와 산책을 하다가 East Rock Brewery에서 저녁 겸 먹었다. Brewery에서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바람도 쐬고, East Rock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너무 좋았다. 처음 먹어본, 대충 어떤 건지만 알았던 Acai Bowl이 특별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나에게 Acai Bowl은 이따금씩 생각나는,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이제 심지어 슈퍼 사이즈로 먹는다. 만일 어쩌다 내가 그냥 혼자 Acai Bowl을 먹었다면, 아무리 맛있던 Acai Bowl이었더라도 지금 나의 Acai Bowl이 갖는 특별함은 없었을 것이다.
당장 요 앞 몇달만 하더라도 나에게 처음으로 다가올 경험들이 아주 많다. 새로움과 함께 다가올 특별함에,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소중함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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