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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유학준비

유학 준비 후기 4.3 Final Decision: Heading to Yale!

결국 Yale과 Caltech의 오퍼, 그리고 Harvard의 waitlist 중에 결정을 해야 한다. Harvard는 사실 "여길 끝까지 기다릴지 말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고, 그 이전에 Yale과 Caltech의 오퍼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합격소식 이후에 추천서를 작성해주신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 대체로 Harvard를 썩 추천하지 않으셨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는 1. Harvard 교수진이 대체로 연령대가 높고, 2. 경쟁적임과 동시에 학생을 방임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며, 3. Boston이라는 곳이 주변 자극이 많다는 것이었다. 물론 교수님들의 의견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납득 가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6개 과목을 한큐에 모두 통과해야 한다는 Qualifying exam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즉, 한 번의 시험에 다섯 과목만 통과하면 그 시험은 무효가 된다.)

여러 가지 고민을 계속하면서, 결국 Harvard는 기다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제 Yale과 Caltech 중에 어느 학교로 진학할지 결정해야 한다. Yale과 Caltech을 비교하는 표를 만들어 보았다.

School Yale Caltech
내가 전공으로 할 수 있는 분야 Geometric/Low-dimensional topology, Dynamical systems, Hyperbolic geometry, Geometric group theory, Teichmueller theory Knot theory, 3&4-dimensional topology, Heegaard-Floer homology, Khovanov homology, Complex analysis, Schramm-Loewner Evolution
장단점 장점: 지금까지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던 영역의 대가들이 아주 많다. (Senior 3, Emeritus 2) 더불어 이 이유에서, 우리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하는 젊은 학자들도 Yale로 (포닥 등으로) 모이는 것 같다. 와중에 학과는 작아서 (대학원생 연평균 5-6명 입학), 소통의 기회가 아주 많고, 학과 및 교수들이 학생에게 꼼꼼하게 신경써준다. 또, 종합대학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

단점: 학과가 작아서 수학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아주 넓은 영역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장점: 마찬가지로 학과가 작다. (대학원생 연평균 5-8명 입학) 따라서 구성원들과 소통의 기회가 많고, 학과 및 교수들이 학생에게 꼼꼼하게 신경써준다. 수학과와 물리학과 사이의 교류도 아주 활발하고 자유로워서, 물리에서 모티브를 갖는 연구를 하기에도 좋다.

단점: (이게 꼭 단점은 아니겠지만) 내가 그동안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던 분야는 Caltech에서 연구하는 교수님이 안계신다. 학과가 작아서 수학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아주 넓은 영역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Funding 등록금 및 수업료: Full funding
생활비 지원: 매년 37,000$
외부 장학금: 매년 13,000$ (한국고등교육재단)
등록금 및 수업료: Full funding
생활비 지원: 매년 37,000$
외부 장학금: 매년 13,000$ (한국고등교육재단)
조교 의무 1년에 한 과목 학기당 한 과목
(서부의 학교는 1년 3학기제로 운영된다.
이것도 다른 학교에 비하면 아주 적은 편이다.)
삶의 환경 Yale은 New Haven이라는 곳에 있는데, 작고 평화롭고 바다가 있다. 있을건 다 있다고 하고 (심지어 애플 스토어가 있다!!) New York과 Boston까지 차로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날씨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속초랑 비슷할 것 같다.도시에 대한 묘사도 속초랑 비슷하고, 그리 따뜻한 날씨는 아닐 것 같지만 시원하고 좋은 날씨일 것 같다.

속초랑 비슷한 도시라는 것이 편안함을 주는 한편 너무 고요할 것 같기도 하다.
Caltech은 Pasadena에 있는데, 마찬가지로 작고 평화로운 도시인 것 같다. 특히 가까이에 LA가 있어서 한인들도 많아서 좋은 것 같다. LA 자체가 대도시이기도 하고 말이다.

날씨가 아주 좋다고 한다. 예전에 캘리포니아를 방문했을 때도 어느정도 느꼈지만 날씨만큼은 캘리포니아가 정말 압도적인 것 같다. 물론 나는 더운날씨를 조금 싫어하긴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더움은 싫은 더움은 전혀 아니다. 아주 기분좋은 따뜻함이다.
주위 조언 교수님 A께서는 "Yale은 한분 한분이 다섯명과도 같아요"라고 하셨다. 교수님 A는 내가 공부하려는 분야에서 연구를 활발히 하시는데, 우리 분야에서 엄청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는 이야기다. 또 그러다보니 젊고 잘하는 학자들이 많이 모인다.

교수님 B께서는 Yale이 공부하기에 참 좋은학교라고 하셨다. 대도시와도 가까우면서도 Yale 자체는 평화로워서 공부에 집중하기 좋다고 하셨다. 특히 Yale에서 박사를 받으신 훌륭한 국내 수학자분들이 많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교수님 C께서는 Yale이 아주 좋은 것 같다고 하셨다. 우선 아이비리그 학교고, 학과와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잘 케어해준다고 하셨다. 종합대학이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하셨다.

서부에서 학부를 마치고 동부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친구는 "공부는 동부에서 해야해..."라고 했다. 본인이 학부때 너무 놀았다고 한다 ㅎㅎ
교수님 A께서는 Caltech이 한 교수님께 몰두해서 아주 잘 배우기 좋은 학교라고 하셨다. 교수님과 잘 맞는다면 아주 좋은 곳이라고 조언해 주셨다.

서부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친구/선배들은 "Caltech에서 공부하면 날씨도 좋고, 정말 살기 좋을 것"이라고 했다. California가 꽤 liberal하여 복지적인 측면에서도 좋고, 주변에 한인들도 많다는 것이다. 특히 서부의 학교들은 3학기제로 운영되어서 지치지 않고 틈틈히 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한다.

이건 당장의 나와 상관없을 수 있는 이야기이긴 한데, 서부에서 공부를 하면 방학에 실리콘 밸리에서 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주 잘 제공된다고 한다. 혹여나 관심사가 바뀐다면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심적으로
끌리는 학교
일단 Yale과 Caltech 모두 Academic reputation, Name value, Funding, Teaching requirement 등을 고려했을 때 아주 좋은 학교임엔 틀림없다. Yale은 미국 내에서 HYPMS (Harvard, Yale, Princeton, MIT, Stanford)라고 불리는 소위 "top school" 중에 하나고, Caltech 역시 MIT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등 STEM 분야에서 아주 좋은 학교다. 학과 규모도 비슷하고 해서 당장에 학교와 학과만 보았을 때 "더 좋은 조건/환경"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없다. 결국 내가 무얼 공부하고 싶냐,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냐의 문제이다.

나는 2, 3차원의 기하/위상수학과 거기에서 등장하는 동역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왔다. 물론 그 영역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고, 내가 접해보지 못한 수학도 무궁무진하게 많다. 그러나 그 동안 아주 큰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온 영역이고, 더 고민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이 영역을 계속 공부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Minsky, Brock, Oh, Margulis, Casson 등 이 영역에서 아주 훌륭하신 분들께서 모두 Yale에 계셔서, 심적으로는 Yale에 많이 끌린다. 합격 이후로 학과에서 끊임없이 나에게 관심을 주었고, Minsky 교수님께서도 나에게 메일을 보내어 대화도 하고 화상통화로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Caltech 교수님 두 분과 이야기했는데, 어느 학교에 붙었냐고 물어보시더니 "그거 할거면 Yale가면 좋음"이라고 하셨다..ㅎㅎ

특별히 원하는 환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연구 외에 해야할 일이 많거나, 지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불만이 있겠지만 말이다. 적당히 평화로운 곳에서, 그리고 종종 refresh할 수 있는 곳에서,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어울릴 수 있는 곳이라면 충분하다. Yale보다 Caltech이 쉬거나 refresh하기에는 훨씬 좋은 것 같다. 날씨도 좋고,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여행을 다니는 상상만 해도 신나니 말이다. 다만 조교 의무는 Yale이 훨씬 널널하긴 하다.

"There is no wrong choice." 라는 조언을 Minsky 교수님께 들었다. 어느 학교에서 공부를 하냐에 따라 무얼, 어떻게 하는 것은 달라지겠지만, 그것이 다른 선택지보다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Yale에서 다음 스텝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금 당장 가장 관심있고 공부하고싶은 것이 많은 2, 3차원 기하/위상수학과 동역학계를 박사과정에서도 이어서 공부하고자 한다. 

아래는 Yale에서 받은 합격 letter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