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Yale Office of International Students and Scholars로부터 I-20를 받았다. I-20은 학교 측에서 F-1 비자를 발급받으려 하는 유학생들에게 이 학생의 유학정보를 보증해주는 서류인데, 미국 유학생 비자인 F-1을 발급받는 데에 꼭 필요하다. I-20을 받으니 진짜 나가는구나 하고 실감이 난다.
출국해서 정착하기까지에는 꽤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사실 꽤 오래되긴 했지만 F-1 비자를 발급받아본 적은 있어서, 대충 SEVIS인가를 결제하고 비자 인터뷰를 잡은 다음에 서울로 가서 인터뷰를 해야 하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데, 항공편도 예약해야 하고 일종의 "이사"를 가는 것이기도 하니 신경 쓸게 많다. 학교에 제출해야 할 서류들도 있고...
다행히 "입학"에 필요한 절차들은 gsas.yale.edu/checklist-new-gsas-incoming-students-entering-fall-2021에 정리되어 있고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것 같으니 꾸준히 들어가 봐야겠다. Yale 한국인 대학원생 한인회 kgsa.sites.yale.edu/에도 Newcomers를 위한 가이드가 정리되어 있으니 여기도 꾸준히 들어가 볼 것이다. 그리고 친구가 본인의 출국 절차를 블로그에 아주 잘 정리해두어서 (blog.naver.com/psh951120/221049203939) 잘 참고해 보아야겠다.
나도 이 포스팅 꾸준히 업데이트해야지...
* 5월 13일 업데이트: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뉴욕 John F. Kennedy 공항으로 도착하는 항공편을 예매했다. 인천공항에서 8월 5일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인데, 시차 덕분에 도착하면 8월 5일 오전 11시 30분 정도 된다. (1시간 반?!)
19년 여름 미국에 다녀온 이후로 오랜만에 국제선 예매를 하였다. 나는 항상 대한항공을 이용했어서 이번에도 대한항공으로 예매했는데, 꽤나 많이 바뀐 것 같았다. 내가 느꼈던 차이는 크게 아래와 같다.
- 결제의 일부를 마일리지로 대체할 수 있다. 나는 총 35,000 마일 정도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어서 혹시 좌석 승급이 가능할까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JFK로 가는 비행기는 50,000마일이 필요했다. 2022년에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11,000 마일 정도 있어서 고대로 날려버려야 하나 엄청 아쉬웠는데, 항공권 결제 중 마일리지를 일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11,000 마일을 사용하여 10만 원 정도 싸게 항공권을 구입했다. 생각보다 많이 깎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처럼 당장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유용할 것 같다.
- 주로 선호되는 전방 좌석 혹은 비상구 쪽 좌석은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전방 좌석의 경우 승/하차가 간편하고, 아기를 놓을 수 있는 장치가 있어 선호되는 좌석이다. 또, 앞에 사람도 없으니 앞사람 등받이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말이다. 비상구 쪽 좌석의 경우 앞칸이 통째로 없어 다리를 쫙 펼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좌석이 익스텐드 레그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 같다. ICN->JFK 기준 전방 좌석의 경우 70,000원, 익스텐드 레그룸의 경우 150,000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나는 비행기를 타면 항상 다리를 펴지 못해 불편했어서, 장시간 비행이기도 하니 익스텐드 레그룸으로 예매를 하였다. 19년 여름 예매할 때만 해도 이러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보니 이런 선호 좌석에 대한 추가 요금이 생겼다.
사실 19년 여름엔 학교 돈으로 결제한 거라 금액 신경 안 쓰고 예매해서 몰랐을 수도 있다.
* 5월 21일 업데이트: F-1 비자를 신청했고, 인터뷰 예약을 잡았다. F-1 비자는 미국에서 학생 신분으로 생활하는 데에 필요한 비자이다. 6년 전 UC Berkeley에 다녀올 때에도 F-1 비자를 신청했었지만, 다시 해보아도 참 귀찮고 복잡한 것 같다. 나는 I-20를 일찍이 받았어서 그래도 시간적으로 압박감이 있지는 않았는데, 막상 인터뷰 가능 날짜가 가까운 시일 내에는 없는 것을 보고 더 늦었으면 큰일 났을 수 있겠다 싶었다. 아래에 F-1 비자 신청 및 인터뷰 예약 절차를 정리해 둔다.
- I-20를 받는다. 이건 각 학교에서 처리해주는 것이니 각 학교의 instruction을 따르면 될 것이다. 나는 offer 수락을 빨리 했어서 4월 초에 받았는데, 학교나 상황에 따라 5월 말까지도 걸리는 것 같다. I-20가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으니, 가능하다면 빠르게 받아놓는 것이 좋은 것 같다.
- SEVIS I-901 Fee를 낸다.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내긴 해야 한다. \$350이다. https://fmjfee.com/ 에서 내면 된다. payment confirmation form을 꼭 다운로드하여서 인터뷰 때 출력해가자.
- DS-160을 작성한다. 비이민 비자 발급 신청서라고 보면 될 것이다. DS-160에서 작성해야 할게 엄청나게 많다. 각 페이지마다 세션 시간도 엄청 짧으니 주의하자. 시작할 때 Application ID를 알려주는데, 이를 꼭 메모해두자. 세션이 만료되거나 중간에 그만두고 다시 시작했을 때 Application ID가 있으면 기존에 진행하던 것에서 이어서 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이를 놓쳐서 처음부터 한번 다시 했다... DS-160은 https://ceac.state.gov/genniv/ 에서 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confirmation page를 챙기자.
- 이제 드디어 비자 인터뷰를 예약하면 된다. 인터뷰 예약은 크게 어렵지 않은데, 인터뷰 수수료를 결제하는 과정이 답답하다. 예약 절차 중 수수료 \$160을 결제해야 하는데, 결제 후 상대방이 확인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되어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월~금 오전 10 ~ 오후 10인가에 결제한 경우 1~2 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는 것 같다. 나는 1시간 30분 정도 기다렸다. 확인이 완료되면 인터뷰 스케줄을 예약할 수 있는데, 가장 빠른 예약 가능일이 6월 22일이었다. 더 빨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아무튼 6월 말에 인터뷰를 잡았다. 인터뷰 예약은 https://cgifederal.secure.force.com/?language=Korean&country=Korea 에서 할 수 있다.
결국 인터뷰 예약하느라 오늘 오후도 다 가고, \$510도 가버렸다. 그래도 일단 어찌어찌했으니... 출국에 가까워졌다.
* 6월 29일 업데이트: 어제, 그러니까 28일 월요일에 미국 대사관에서 F-1 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등학교 친구 중 미국으로 같이 유학 가는 친구가 있어, 인터뷰 시간을 맞추었고, 겸사겸사 잘 쉬다가도 왔다.
난 F-1 비자 인터뷰가 처음은 아닌데, 6년 전 UC Berkeley에서 여름학기를 보내기 위해 한번 했었다. 당시에 Math major로 참석했으면 이번에 인터뷰가 면제였는데, KAIST는 1학년 때 전공이 없어 인터뷰를 다시 봐야 했다.
인터뷰 절차는 꽤나 간단하다. 광화문역 물품 보관소에 필요한 물품을 제외한 나머지를 보관하고 여권 및 필수 서류들만 챙겨서 가면 된다. 필수 서류란 I-20, 인터뷰 예약 확인서, DS-160 확인증, SEVIS fee 영수증, 그리고 비자사진이다. 재정보증 등과 관련된 내용은, 박사과정 유학의 경우 I-20에 모두 명시되어 있으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대사관을 가면 Non-immigration visa를 다루는 곳이 따로 있는데, 대로변에서 소방서 쪽으로 가다 보면 좌측에 입구가 있다. 줄이 길면 대사관 건물 외벽을 따라 주욱 선다고도 들었는데, 코로나 영향인지 이번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6년 전만 해도 꽤 있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13시 30분으로 인터뷰를 예약했고, 15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너무 과하게 일찍인 것만 아니면 일찍 가도 들여보내 주는 것 같다.
(미국 기준) 외국인의 경우 2층에서 업무를 진행한다. 2층에 가면 우선 서류를 검토해주시는 분이 계신데, 필수 서류가 다 갖추어졌는지 확인한 수 필수 서류만 간추려서 전달해 주신다. 이를 가지고 안내에 따라 줄을 서면 되는데, 처음 서는 줄은 지문 입력/확인을 위한 줄이다. 이를 마치면 옆에 가서 다른 줄을 서면 되는데, 그것이 인터뷰 줄이다. 내가 갔을 때는 F비자 인터뷰 창구 하나와 J 비자 인터뷰 창구 하나가 있었는데, 대부분 F비자 인터뷰를 하러 온 사람들이었어서 J비자 인터뷰 창구에서도 그냥 F비자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인터뷰는 크게 뭘 물어보지는 않는다. 특히 학교 측에서 꽤 큰 재정보증을 해주는 박사의 경우는 말이다. 나는 아래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Q: Yale PhD로 가네?
A: 그렇다.
Q: New Haven 가봤어?
A: 아니다.
Q: 석사는 안 하고 KAIST에서 학사만 마치고 가는 거야?
A: 그렇다.
Q: 조교 하니?
A: TA 할 예정이다.
Q: F-1 visa approve 됐어! 유학에 행운을 빌어
A: 고맙다.
그렇게 비자 인터뷰는 끝이 났고, 이제 비자가 찍힌 여권이 집에 잘 도착하기만 기다리면 된다.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는데, 미국의 경우 학교마다, 주마다 구체적인 양식은 다르지만 건강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Vaccine history form이라고 불리는 하나와, Health and Physical exam이라는 것 하나가 있는데, 내가 작성해서 내는 것은 아니고,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작성을 부탁해야 하는, 일종의 소견서이다. 나는 대전의 코젤 병원이라는 곳에서 이를 부탁드렸다.
Vaccine history form은 말 그대로 예방접종 기록을 제출하는 서류이다. 학교 측에서 요구하는 예방접종들을 잘 맞았나 하는 서류인데, 어떤 예방접종이 요구되는지는 학교마다 다르다. Yale의 경우 MMR, 수두, 수막구균, 그리고 COVID-19를 요구하고,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 결핵검사도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한국에서 예방접종 기록이 전산화된 것이 2000년대 초반이라, 97년생인 나의 경우 아기 때 맞은 기록들은 아기수첩에 있어서 아기수첩을 들고 병원에 갔다. 예방접종이 아니라 항체검사나 혹은 수두의 경우 감염 기록으로 대체할 수 있어 아기수첩이 없는 경우 항체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데, 그냥 다 맞는 게 효율적이라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 COVID-19는 나는 한국에서 맞고 갈 수 없다고 했더니 학교에서 그냥 도착해서 맞아도 된다고 해서, COVID-19 백신을 제외하고 모두 해결했다. MMR의 경우 두 번의 접종이 요구되는데, 혹시 기록이 없다면 1달 간격으로 두 번 맞아야 하니 잘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결핵검사는 흔히들 하는 X-ray 말고도 피부반응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건 피부에 무언가 주사한 뒤 24~72시간 사이에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다.
Health and Physical exam은 일종의 신체검사서이다. 키, 몸무게, 혈압 등과 함께 알레르기 여부 같은 것을 작성해 제출한다. 이 서류는 그냥 병원에서 간단한 측정(?)을 거친 후 작성해주는 거라 크게 내가 신경 쓸 것은 없었다.
건강 관련 서류도, 비자도 모두 해결하고 나니 이제 정말 간다는 게 크게 느껴진다. 한국에서의 시간은 한 달 남짓 남았다. 물론 나는 한국에 자주 올 계획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무언가 시작한다는 게 참 오랜만이라 묘한 기분이다. 또, 이젠 뭔가 본격적인 연구자에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하니 마음도 꽤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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